In a City, You Are a Trash in a Trash
도시에 사는 건 쓰레기장 속 쓰레기가 되는 일이야
2013–24Snapshot installation
Pigment print on archival paper
Photo documentation by FLOOR_ (above) & Hyunjung Oh (below)
Last summer in New York City, a homeless man stopped me walking, pointed to another homeless man lying on the street. He said he died last night. In the midst of countless people passing by, only the homeless man and I knew the man, seemingly sleeping, was a dead body.
New York City is a manifestation of capitalism. When you look up while walking through any street filled with trash, you see penthouses on the top of skyscrapers that could never be reached even if everyone on the street worked a lifetime. Historically, the gaze from above has always been a gaze of power. It evolved from God’s eye view, bird’s eye view, to eventually satellite’s view and drone’s eye view. With GPS technology developed by the US military, everyone has access to the gaze of power. We look down on ourselves, as if we are objects.
Perhaps living in a city is “being a set of coordinates,” or “being a trash in a trash;” therefore, “being an object.” If the most extreme objectification of life is death, then perhaps in a city, we are closer to roadkill than to living beings.
작년 여름 뉴욕 거리에서 한 노숙인이 나를 멈춰 세우고, 방금 내가 지나친 다른 노숙인을 가리키며 그 사람이 어젯밤 죽었다고 말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나와 노숙인과 시체를 지나치는데 나와 나를 멈춰 세운 노숙인만이 거리에 누운 저 사람이 시체라는 것을 알았다.
뉴욕은 자본주의의 표상이다. 여느 거리를 수많은 사람에 섞여 걷다가 시선을 들어보면 이 거리의 모든 사람이 한평생 벌어 모아도 닿을 수 없는 마천루의 펜트하우스가 보인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선은 언제나 권력의 시선이었다. 그것은 신의 시선, 새의 시선, 그리고 인공위성과 드론의 시선으로 변모했다. 미군이 개발한 GPS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의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제 누구나 권력의 시선에 접근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를 내려다본다. 시선 아래 사물을 내려다보듯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은 피사계 심도를 깊게 만들어 풍경을 평면으로 만든다. 풍경은 균등하게 초점의 대상이 되며, 초점의 위계가 균질화된 태피스트리가 된다. 드론의 시선을 체화한 우리는 말 그대로 우리 자신을 객체화한다.
도시에 사는 건 좌표 한 점 되기, 그리고 쓰레기장 속 익명의 쓰레기 한 조각 되기, 따라서 사물 되기인지도 모른다. 삶의 가장 극단적인 사물화가 죽음이라면, 우리는 도시에서 생물보다는 로드킬에 한없이 가까울지도 모른다.
공백도시 Blank City, May 25–July 1 2024, FLOOR_, Seoul
New York City is a manifestation of capitalism. When you look up while walking through any street filled with trash, you see penthouses on the top of skyscrapers that could never be reached even if everyone on the street worked a lifetime. Historically, the gaze from above has always been a gaze of power. It evolved from God’s eye view, bird’s eye view, to eventually satellite’s view and drone’s eye view. With GPS technology developed by the US military, everyone has access to the gaze of power. We look down on ourselves, as if we are objects.
Perhaps living in a city is “being a set of coordinates,” or “being a trash in a trash;” therefore, “being an object.” If the most extreme objectification of life is death, then perhaps in a city, we are closer to roadkill than to living beings.
작년 여름 뉴욕 거리에서 한 노숙인이 나를 멈춰 세우고, 방금 내가 지나친 다른 노숙인을 가리키며 그 사람이 어젯밤 죽었다고 말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나와 노숙인과 시체를 지나치는데 나와 나를 멈춰 세운 노숙인만이 거리에 누운 저 사람이 시체라는 것을 알았다.
뉴욕은 자본주의의 표상이다. 여느 거리를 수많은 사람에 섞여 걷다가 시선을 들어보면 이 거리의 모든 사람이 한평생 벌어 모아도 닿을 수 없는 마천루의 펜트하우스가 보인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선은 언제나 권력의 시선이었다. 그것은 신의 시선, 새의 시선, 그리고 인공위성과 드론의 시선으로 변모했다. 미군이 개발한 GPS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의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제 누구나 권력의 시선에 접근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를 내려다본다. 시선 아래 사물을 내려다보듯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은 피사계 심도를 깊게 만들어 풍경을 평면으로 만든다. 풍경은 균등하게 초점의 대상이 되며, 초점의 위계가 균질화된 태피스트리가 된다. 드론의 시선을 체화한 우리는 말 그대로 우리 자신을 객체화한다.
도시에 사는 건 좌표 한 점 되기, 그리고 쓰레기장 속 익명의 쓰레기 한 조각 되기, 따라서 사물 되기인지도 모른다. 삶의 가장 극단적인 사물화가 죽음이라면, 우리는 도시에서 생물보다는 로드킬에 한없이 가까울지도 모른다.
공백도시 Blank City, May 25–July 1 2024, FLOOR_, Seoul